프롤로그 ― 다 똑같아, 그러나 다르게 건너는 사춘기
“엄마, 재미없어. 학교 가기 싫어.”
딸의 말에 나는 본능처럼 대답했다.
“다 똑같아. 사회 나가도 그래. 그 안에서 재미를 찾아야지.”
그 순간, 낯익은 장면이 떠올랐다.
사춘기였던 내가 엄마에게 했던 말,
그리고 엄마가 내게 건넸던 대답.
“다 똑같아. 학생은 학교 가야지.”
그때 나는 답답했고, 내 마음을 몰라주는 선언처럼 들렸다.
하지만 지금은 내가 딸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다.
세대가 달라져도 대화는 반복된다.
사춘기를 겪는 건 딸만이 아니다.
엄마도 한때 딸이었고, 그 시절의 혼란을 안고 자라왔다.
“다 똑같아”라는 말 속에는 걱정, 서툰 위로, 미숙한 사랑이 들어 있었다.
이 글은 그 반복되는 말을 조금 다르게 건네려는 시도다.
내가 딸이었을 때 듣고 싶었던 말,
이제는 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.
〈사춘기 사용설명서〉는
엄마와 딸, 두 세대가 함께 써 내려가는 대화 기록이다.